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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한술(?)

김해동 | 2012.10.09 15:07 | 조회 1475
2002.01.30
 
저처럼 술을 좋아 하는 사람도 드물 것입니다. 일단 양으로 압도합니다. 그렇다고 아무 술이나 닥치는 데로 부어 넣는 斗酒不死 형은 결코 아닙니다. 술 종류를 고르는데 까탈 스럽게 굽니다. 그 시간, 그 장소, 그 분위기, 그 상대, 그 기분에 맞게 가장 어울리는 술을 분위기와 느낌과 함께 마시고 싶은 것 입니다. 소위 고급이라는 비싼 술만 찾는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닙니다. 오늘은 오히려 그 반대쪽에 있는 술들로 멋을 찾아보려 합니다.
 
Wine을 즐기는 사람들 대부분이 확실한 색깔을 가지고 술을 선택 합니다. 포도를 크게 뛰어 넘으려 하지 않습니다, 식전 Champagne, Kir 식후 Sherry, Brandy 그리고 Grappa까지... 이점에서 저는 대부분의 Wine Mania들과는 달리 포도만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을 집고 넘어 갔으면 합니다.
 
이 술은 이래서 좋고, 저 술은 저래서 좋습니다. 특이 하게도, 통념상 천하게(?) 여겨지는 종류들이 거의 예외 없이 제가 사랑하는 놈들입니다. 천한 술의 대표 주자로 손색이 없는 Vodka를 저는 좋아 합니다. 그 단아함이라니} 무색, 무취의 강렬한 카리스마가 거의 모든 것을 포용하고, 감쌉니다.
 
알코올 돗수가 부담 되어, 오랜지 주스를 타면, 본래의 거침을 잠깐 감춥니다. 학창 시절 어린 순진한 여학생에게 그리도 권했던 School Driver입니다.
 
Austria Alps Afres Ski(아프레 스키, After Ski, 스키를 마친 후 음주, 가무를 곁 드린 간단한 파티)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열광하는 술이 Vodka와 Red Bull 두 강렬함이 만난 FLUEGEL (means something like flying)! 온종일 Ski를 즐긴 후 Ski Booths도 그대로 신은 채, 서서 마시는 그 분위기! 그 이상의 술이 어디 있겠습니까?
 
어릴 때 보물선 등의 소설에 거친 배 사나이들을 달래는 만병통치약이 나옵니다. Rum주! 좋아도 마시고, 슬퍼도 마시고, 다쳐도 마시고... 어머니의 품도 이 정도로 아이들을 달래진 못할 것 같습니다. 훨씬 후에 실제로 마셔보고 어린 맘에 달콤한 맛일 것이라는 상상이 틀려져 실망(?) 했습니다만. 이것에 역시 오렌지 주스를 타면 School Driver처럼 부드러운 술이 됩니다. Cuba Libre (Liberty). 오렌지를 섞은 것이 아니고 낭만을 섞었지요. School Driver의 정체를 눈치챈 여학생에게 쓰이던 카드이기도 했습니다.
 
세상에 가장 맛 없는 술의 대명사로 꼽혔던 Tequila! 제 평생에 이 술이 뜰 줄은 진짜 몰랐습니다. 레몬 Slice를 애인 귀밑에 바르고 그 위에 소금을 묻혀 Tequila 한잔을 입에 털어넣고 소금(?)을 빠는 것이 이 술을 정열의 상징으로 손색이 없게 만드는데 일조를 하였음이 틀림없습니다.
 
Teguila를 이용한 대표적인 Cocktail로 여름철에 즐기는 Magritta가 있습니다. 얼음을 잘게 부셔 그곳에 Tequila와 Triple Sac이라는 향료를 넣고 Lime으로 향을 돋굽니다. 입이 아주 넓은 둥그런 잔을 쓰는데, 잔 입에 소금을 묻혀, 마그리타를 마시면 이것 모두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시원, 달콤, 짭짤한 맛이 한여름 더위에 차가운 맥주를 능가합니다. 마그리타를 마실 땐 창이 넓은 멕시코 모자를 쓰고 싶어 집니다.
 
여름철 지인들을 모아 마그리타 Party를 열어 그 환상적인 맛을 소개하곤 했습니다만, 그 행사가 중단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얼음을 부술 때 주방용 Mixer에 과부하가 걸려 모터가 해마다 타버려 집사람 볼 면목이 더 이상 없었기 때문이 였습니다. 강력한 Mixer만 마련될 수 있으면 한 여름 여러분을 Mexico로 초대 할 것 입니다.
 
다른 맛과 잘 어울리는 술이라면 역시 Gin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술은 18세기 유럽에서 천한 술의 상징이 였습니다. 어떤 소설에 돈 많은 귀부인이 유일한 상속인인 조카가 천한 Gin을 마셨다는 이유로 상속을 거부합니다. 20세기 들어서 예일 대학에서 실험을 통하여 가장 빨리 깨고, 가장 깨끗한 술로 증명 된 그 훨씬 뒤에나 명예가 회복됩니다.
 
"Gin이 빠진 Cocktail 은 Cocktail이 아니다" 란 말이 있듯이 거의 모든 Cocktail에 Gin이 들어 갑니다. Cocktail중 사람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이 단연 Martini입니다. Martini는 Gin을 삼각 Cocktail잔에 약 2/3정도 따르고 그 위에 Vermouth (버므스)라는 향료를 1/3 넣은 후 올리브 열매 한 알을 곁 드려 놓은 것입니다.
 
이것이 세계에서 제일 세련된 집단으로 알려진 외신 기자들에 의하여 약간 변형됩니다. Dry Martini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위의 Martini와 똑 같습니다만, Vermouth의 비율이 점점 낮아 지고 상대적으로 Gin이 많아 집니다. 따라서 맛이 훨씬 Dry해 지지요. 저도 이쪽을 좋아 합니다만, Vermouth의 양을 아무리 줄여도 Vermouth 특유의 느끼한 맛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급기야 Vermouth를 몇 방울 잔에 떨어뜨리고 그것을 잔을 돌려 잔 표면에 코팅 시키듯 하고 남은 Vermouth는 부어 버립니다. 그 후 Gin을 따르면 Ultra Dry Martini라고불리 우는 고급(?) Cocktail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Atomic Martini도 있습니다. 핵 폭탄 실험을 할 때 국방성에 부탁하여 Vermouth 몇 방울을 넣고 터트립니다. 수 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창문을 열어 놓고 Gin을 부으면 Vermouth 원자가 몇 개 들어 간다나? 이것이 너무 번거러우면 아주 간단한 방법도 있습니다. Bartender가 잔에 Gin을 천천히 따르며 "Vermouth"라고 잔 가까이에 속삭입니다.
 
Gin만을 Straight로 그대로 마시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것은 무식한 알코올 중독자나 하는 짓입니다. 세련된 멋을 아는 문화인은 Dry Martini를 마십니다.
 
 
 
술은 저에게 알코홀 이상의 그 무엇입니다.
 
위에 나열된 속세의 개념에 의한 천한 술들조차 멋과 낭만이라는 고리로 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낭만이 빠진 술은 에틸 알코홀, 마약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우리의 술 문화는 심하게 왜곡 되어 있습니다.
과거에 주도라 불리는 문화가 있어 부친이나 어려운 어른들을 통하여 아주 까다롭게, 조심스럽게 그 문화에 접한 듯 한데, 언제부터 인가 술이 쾌락, 망각의 도구로 전락된 후 법도는 사라지고 방탕 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최근 드라마, 영화에 나오는 술자리 후엔 거의 예외 없이 완전히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 줍니다. 아주 당연한 코스처럼... 여자가 완전히 정신을 잃고 흐느적 거리면 남자가 업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여자가 억지로 부축하여 침대까지 눕힙니다. 배우, PD, 감독, 작가들은 유난히 그런 식으로 술을 즐기는지 모르겠습니다. Star들이 그럴진 데 나의 옆 사람이 정신을 좀 잃은들, 내가 좀 널 부러진들 뭐 그리 문제가 되겠습니까? Media가 우리, 특히 젊은이들의 술 문화를 왜곡시키는 것입니다. 용납될 수 없는 못된 술버릇에 관대해 지길 강요하고 있습니다.
 
독일인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술과 생활을 떨어뜨려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만, 이들은 술에 관하여 대단히 간단한 그러나 가혹한 Rule을 가지고 있습니다. 술이 올라 기분 좋게 떠드는 것은 좋습니다. 오히려 환영 받을 일이지요. 우리가 나쁜 술버릇이라고 칭하는 취한 행동은 물론, 술로 인하여 목소리만 바꿔도 그 사람은 바로 Alcoholic으로 취급 받으며, 이후 누구도 같이 술을 마시려 하지 않습니다. 같이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것은 같이 사회생활을 하지 안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너무나 치명적이므로 누구나 그 한계를 무섭도록 알고 있고, 지키는 것입니다.
 
지난 12월 용평 Workshop에서 성공적인 일년을 축하하며 정말 기분 좋게 마시고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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