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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인격자

김해동 | 2015.10.28 17:51 | 조회 2229

욕에도 격이 있다.

친한 친구끼리의 쌍시옷 자 욕은 오리려 정감이 있으나, 이중인격자라는 욕은 치명적이다.

두 개 이상의 다른 인격을 가지고 있다, 속과 곁이 다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등등 사람의 도리를 지키지 않는 상종 못할 사람을 칭하는 것으로 가까운 사람에게 이 욕을 듣는다면 그보다 더 큰 치욕은 없다. 

세상이 다양해지고, 복잡해졌다고 한다. 세상을 이끌어가는 원칙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일 수 있다는 뜻일 게다. 가장 중요하다고 머리만으로 살 수 없듯이, 아무리 발전된 지식사회라도 아이디어만 갖고 살지 못한다. 편리한 주택, 자동차, 전기 등 산업의 결과물의 도움을 잠시라도 포기할 수 없다. 먹지 않고 살 수 없으니 누군가 농경에 종사하고, 물고기를 수렵해야 한다.  결국 수렵시대의 약육강식, 농경의 근면, 검소, 협동,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만드는 산업경제원칙 그리고 지식사회의 차별화 혁신들이 모두 혼재되고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고, 한편 서로 상충하는 전혀 다른 질서와 가치들이 뒤엉켜 세상을 복잡하게 만들고, 우리를 혼동시키고 있다.

가치의 혼재가 극명하게 들어나고, 대립되는 곳이 바로 기업이다. 약육강식이 바로 기업내외 경쟁의 근간이고, 근면, 검소, 협동이 직원들의 행동지침이다.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만드는 것이 바로 기업의 존재이유이지만, 공급이 넘쳐 팔리지 않으니 차별화 혁신이 기업의 경쟁력을 정한다.

극명하게 다른 가치들이 혼재되어있으니 어떤 경영주제를 꺼내도 딱 맞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틀리는 것도 없다. Win win이나 Winner takes all은 전혀 상반되는 의미지만 경영 환경에서 둘 다 맞다. 그 동안 수많은 학자들이 저마다 오랜 연구를 통하여 경영의 주요 화두를 던졌지만, 잠깐 관심을 끌다 사라지곤 했다. 방대한 자료분석을 통하여 발굴된 Good to great의 위대한 기업들조차 책이 나온 지 몇 년도 버티지 못하고 업계 평균실적조차 내지 못하는 하찮은 기업으로 전락했다. 수렵시대부터 지식사회까지 혼재되어 일어나는 경영현상을 한 두 가지 체계적 경영이론으로 해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 시대에 작동하던 원칙이 다른 시대에는 작동하지 않고, 한 시장에서 환영 받는 제품이 다른 시장에서 배척당한다. 한 회사에서 성공한 전략이 다른 회사에서는 먹히지 않고, 한 직원에게 영감을 준 메시지가 다른 직원에겐 아무 의미가 없다.

약육강식의 경쟁구도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어렵고, 조금주고, 일 많이 시키는 산업효율시각으로 사람중심의 위대한 일터 캠페인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각각의 다른 가치가 모두 중요하고, 필요하므로 기업현장에서 이러한 역설적인 일들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조직, 같은 사람에 의하여 동시다발적으로 함께 진행되고 있다.

하나의 기준, 하나의 원칙, 하나의 사고방식으로 이런 상반된 일을 할 수 없다. 억지로 하더라도 이도 저도 아닌, 아무 쓸모 없는 타협적 결과를 만들 확률이 높다. 경영의 대가 Harvard대학 Michael Porter교수도 이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제품경쟁력은 가격경쟁력과 차별화에 의하여 정해지는데 이 두 가지 상반되는 가치창출을 한 부서에 맡기지 말라고 충고했다. 두 역설적 가치를 동시에 쫓다가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결과를 낼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을 위하여 먼저 그 일이 어떤 사회가치에 적용 받는 일인지 규정하고 나의 사고체계 주파수를 그 가치에 먼저 맞춘다. 예를 들어 모든 직원을 평등하게 같은 보수체계로 대접하는 것이 일견 공평해 보이지만, 이야말로 어정쩡한 타협이다. 일의 성격에 따라 1. 단순 반복형 일로 성과가 양으로 평가되는 일(근면), 2. 효율에 따라 양과 질이 올라가는 일(효율중심), 3. Idea로 질이 올라가는 일(지식중심)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모든 일들이 일견 비슷해 보이지만 각각 다른 역량과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단순한 일은 경제논리로 접근한다. 그 일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 외주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효율을 올려 일의 양을 늘리려면 인센티브를 잘 설계하면 좋다. 창의성에 따라 결과의 질이 달라지는 일에 대해서는 기존 금전적 인센티브가 오히려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연구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금전적 인센티브보다 근본적인 인간적 배려를 높여 직원이 그 일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해야 될 것이다. 일견 비슷해 보이는 일에 전혀 다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일에 매몰찰 만큼 구두쇠 상사가 창의적 직원에게 인간적 배려를 아끼지 않는 Servant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그 상사는 이중 인격자일까?    

나는 이중인격자를 넘어 다중인격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D. ARIELY, U. GNEEZY, G. LOWENSTEIN, & N. MAZAR, Federal Reserve Bank of Boston Working Paper No. 05-11, Ju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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