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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요약

김해동 | 2015.05.11 13:18 | 조회 2133
인류의 먼 조상, 호모 일렉투스가 약 2백 만년 전에 갑자기 벌떡 일어서서 직립을 하게 된다. 벌떡 일어났다고 했지만 몇 백만 년의 진화의 결과로, 수 십 억년의 장대한 진화과정에 경외감을 표시하기 위한 의도적 표현이다. 자유로워 진 두 손으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게 되면서 그때까지 의존했던 뇌가 부적절했을 것이다. 그때 지구가 생겨난 이후 가장 신비로운 일이 벌어진다. 유인원의 뇌에 신피질이라는 부위가 새로 생긴 것이다. 필요에 의하여 신피질이 생겼는지, 돌연변이로 신피질이 생겨 일어서고, 도구를 사용할 능력이 생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고를 담당하는 이 부위가 인간의 뇌에서만 급격하게 커지면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되고, 약 15만년 전에 오늘날 우리인간의 모습을 한 호모 사피엔스, 즉 생각하는 인간이 출현하여 오늘날 우리가 지구 위에서 고귀한 존재로 영광을 누리고 있다. 

인간의 뇌, 신피질
복제(번식)를 통해 영원한 생존을 추구하는 DNA로 만들어진 동물개체들에게 생명을 유지, 관리하여 생존하도록 뇌가 만들어 졌다.
파충류의 뇌 로 불리는 뇌간 이 가장 먼저 만들어지고 그곳에 번식, 생존본능이 심겨져 자율신경을 조절하여 생명을 관장한다. 배고프면 주위에 널린 영양분을 흡수하고, 숨쉬고, 심장을 뛰게 하여 생존하는 것이 임무인 만큼 현재에 충실하다.
지구의 자연환경이 변하여 그때까지 움직이지 않아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영양분이 고갈되고, 포식자 등의 위험에서 재빨리 도망치기 위하여 움직여야 생존할 수 있게 되었다. 포유류의 뇌로 불리는 변연계(Limbic, 대뇌 혹은 구 뇌로 불림)가 생겨 운동을 관장하면서 개체는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었으나 움직이며 사냥을 하다 보니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되었다. 연못가에 먹이 감이 있어 덮쳤다가, 물속에 숨어있던 포식자에게 오히려 먹힐 뻔한 경험을 하면, 후에 먹이 감이 있어도 주위를 다시 살피며 조심하게 된다. 어떤 상황, 어떤 신호에 어떻게 반응해야 살아남을 확률이 높을지에 대한 요령이 필요했다. 그 요령은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다양한 경험들이 쌓이고, 유전자를 통하여 대를 거쳐 축적되면서, 각기 다른 종, 족, 혈통, 개인마다 다른 경험들이 축적되어 하나의 행동규범 같은 것이 만들어졌다. 그것이 바로 감정으로 대뇌변연계에 담겨, 느낌, 직관 등을 통하여 생각과 행위를 유도한다. 뭔가 위험하면 왠지 오금이 저리고, 무서우면 그 자리를 피하고, 아프면 행위를 그만 두게 해 목숨을 연명시켰다.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 옆에 감정을 전달하는 편도체가 제거된 짐승은 겁이 없다. 원숭이는 나무 사이를 날라 다니다 떨어져 죽고, 쥐는 뱀을 피하기는커녕 친구하자고 다가가서 잡혀 먹힌다.

환경이 바뀌면 개체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바뀐 환경에 민감하게 적응하고, 재빨리 반응하여야 겨우 생존할 수 있게 되었는데, 변연계는 과거지향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어려워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 인간의 뇌 로 불리는 신피질은 가장 최근인 약 이백 만년 전에 생긴 부위로 고도의 사고를 관장한다. 과거의 감정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개체를 위험에 빠트리면 신피질이 사고를 통하여 감정을 억제하고, 환경에 적응하게 되었고, 나아가 예측을 통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유독 인간의 뇌에서 신피질이 커지므로, 잘 달리지도 못하고, 날지도 못하고, 보호색도 없는 기능적으로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이 사고를 함으로서 지구를 정복하고, 다른 생명체의 생존을 좌지우지하는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 신피질이 더욱 커지면서, 더욱 고도의 사고를 하게 되고, 학습을 하고, 과학이 발달하고, 한편으로 판단을 하고, 선택을 하게 되었다. 파충류의 뇌는 현재에 충실하고, 표유류의 뇌는 과거지향적이고, 인간의 뇌, 신피질은 미래를 준비한다. 따라서 현재에 만족해서 사는 사람은 파충류의 뇌에 주로 의존하고, 과거에서 지식과 교훈을 얻은 전문가는 파충류의 뇌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바뀌는 환경에 적응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진정 신피질을 이용하여 사고하는 사람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각 부위들이 오랫동안 함께 작용하며 진화하면서 각각의 기능이 설명처럼 딱 떨어지게 각 부위로 나누어져 분업처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뇌간도 기초적 감정을 표현하고, 신피질 없이도 기초적인 의식을 형성한다고 한다. 이 글은 현재까지 5%도 채 밝혀지지 못했다는 뇌 과학을 비밀을 밝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 밝혀진 뇌기능의 이론을 통하여 보다 더 사고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고 전문적 뇌 연구는 뇌 과학자들에게 맡긴다.     

자연선택
세상이 오늘날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진화를 통해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꾼 진화의 핵심은, 자연이 개체들 중에서 환경에 적합한 우수한 개체만 선택하여 번식이 가능하게 하고, 열등한 개체들은 도태시킨다는 자연선택이다. 만약 이 자연선택이 없다면, 열등한 개체들도 우수한 개체와 마찬가지로 쉽게 번식할 수 있었으므로, 생물은 어떤 변화도 가져올 수는 없었다. 이보다 더 냉엄한 경쟁이 있는가? 환경은 우리가 변화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관심이 없다. 못 따라오면 그냥 도태시킬 뿐이다. 다윈은 끝까지 살아남는 종은 가장 힘센 종도, 가장 똑똑한 종도 아니고,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종이라 했다. 

환경이 변하면 자연선택조건도 바뀌는데, 그것을 알 수 없는 뇌 속의 변연계는 과거와 같은 행위를 계속하도록 유도하여 개체를 위험에 빠트리고, 결국 도태되게 만든다. 한편 어떤 개체의 감정요소가 새로운 선택압(조건)에 유리하게 적응하도록 돌연변이 했다면 그 개체는 생존경쟁력이 강해지고, 그 후손은 번창한다. 이것이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로 짐승들의 감정은 이렇게 천천히 변해왔다. 다행히 인간의 뇌에는 발달된 신피질이 있어 아직 적응하지 못한 감정요소 때문에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으면 그것을 인지하고, 의식적 사고를 통하여 감정요소를 보정하여 자연진화 속도보다 빨리 인간이 더 나은 인간으로 바뀔 수 있었다.

인류의 선조가 지구에 나타나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원시수렵시대에 살면서 인간의 감정, 행동규범은 원시수렵시대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맞추어져 유전자를 통하여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원시시대와 전혀 다른 안전하고, 풍족한 환경에서도 감정은 원시환경에나 맞는 방향을 제시하여 우리를 어렵게 만든다. 음식이 남아도는데도 식탐으로 과 체중이 되고, 자원 공급이 넘치는데도 필요이상의 욕심으로 인생을 망치고, 생존과 전혀 관계가 없는 사소한 시비에도 흥분하여 싸우다가 오히려 위험에 빠진다. 이 때문에 감정은 억제되고, 통제되어야 하는 대상으로 잘못 인식되었고 감정에 솔직한 사람들은 가볍고 경솔한 사람으로 인식되었다.
감정을 통제하고, 감정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것만큼 괴롭고, 힘든 일이 없다. 감정이 원하는 것과 멀리 떨어져있고, 어떤 이유로든 그런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될 수 밖에 없을 때 불행해 진다. 반면 감정이 시키는 데로 행동하면 즐겁다. 그런데 나의 감정에 충실한 즐거운 행동이 주변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면 어떤 형태로든 제재가 들어와 즐거운 행위를 오래 지속할 수가 없다. 나는 내 감정이 시키는 데로 즐거워서 하는데, 그것이 주위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 주변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면 내 즐거움이 지속 될 수 있고, 주변에서 인정받고 나는 행복해 진다.

결국, 과거 지향적 감정요소를 현재,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환경의 선택요건에 맞추어 놓는 것이 생존은 물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자연선택의 종말,
진화를 통한 인류역사상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도구의 사용, 불의 사용, 언어, 문자의 사용 등을 들 수 있고, 아주 최근의 변화로 약 만년 전에 인간이 농사 짓는 법을 터득하여 정착하면서 농경사회가 시작된 것과 19세기 초에 일어난 산업혁명을 든다. 이들 진보가 서로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모든 변화의 근간에는 인간 뇌 속에서만 급격하게 커진 신피질이 때문에, 고도의 사고를 하게 되면서 가능해진 진보들이다. 만약 같은 질문을 몇 백 년 후에 던진다면 후세 역사가는 진정한 변화로, 인간이 게놈해석으로 인간을 알게 되고, 지구의 자연현상 대부분을 이해하게 된 21세기 초를 들 것이다. 인간은 역사이래 무엇이든 이해하면 곧 제어하였다.

수십 억년 동안 지구를 변화시킨 진화의 법칙이었던 이 자연선택이 힘을 잃을 것이다. 이제 자연을 정복한 인간이 선택하여 자연을 바꾼다. 인간이 자연의 선택을 받아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선택하여 자연을 만드는 세상이 된 것이다. 수십억 동안 지구환경을 만든 최상위 질서인 자연선택이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질서에 의하여 지구가 바뀌는 우주적 순간인데 정작 그 안에 사는 우리는 그것에 대한 대비는커녕 실감조차 못하고 있다.

인공선택
세상과 인류의 삶이 다시 송두리째 바뀔 것이다. 그 중 쉽게 예견되는 두 가지 후속변화만 이야기한다면;
첫째, 변화의 속도다. 인간과 인간이 만든 과학이 변화를 주도하니 자연 선택에 의한 진화 때와는 다른 차원의 속도로 혁명적 변화가 이루어 질 것이다. 인류가 지금까지 경험한 과학은 어느 변곡점(Curve of knee)을 지나면 수확가속 법칙에 의하여 상상할 수도 없이 빨라졌는데 그런 속도로 환경변화가 가속될 것이다.

한편 아직도 진화의 속도로 변하는 감정은 혁명적으로 변하는 환경을 따라잡기 더욱 힘들어져 감정이 환경에서 더 멀어진다. 환경선택 조건과 감정요소가 멀어질수록 삶은 더 어려워진다. 감정을 따르면 실패할 수 밖에 없고, 감정을 계속 거스르면 삶이 힘들고, 불행할 수 밖에 없다. 신피질이 더욱 자주 간섭하여 빠르게 감정을 보정하지 않으면 바로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이 된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인간이 존재한다. 첫째 부류는 감정요소가 이미 환경선택 조건에 유리하게 보정된, 진화된 인간으로, 이 부류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도 환경선택 조건의 선택을 받아 성공한다. 골치 아픈 공부, 어려운 일을 즐기고, 주위 사람들을 도와야 행복해 지는 사람들로 이미 주위에서 이런 사람들의 출연을 어렵지 않게 본다. 괜히 호감 가는 사람들로 인공선택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이런 엘리트들이 미래를 이끌어 간다. 두 번째 부류는 감정요소는 아직 변하지 않았으나, 의식적 사고로 감정을 절제하여 환경선택 조건에 맞추어 가는 일반인이다.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나라 정책에 적응하며 살아가며, 충실한 중상층을 이룰 것이다. 세 번째 부류는 세상이 변한 것도 개의치 않고, 과거 감정대로 살아가는 나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둘째는 인간의 선택이다. 인간이 사는 환경을 인간이 바꾸는 세상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갖고, 더 많은 선택을 하며 살게 된다. 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일로 대부분의 인간들에게 최근까지 선택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결정은 나라님, 양반, 지주가 했고 사람들은 주어진 운명대로 살다 갔다. 할아버지가 농사를 지었으면, 아버지도 농사를 지었고, 아들, 손자도 농사를 지었다. 양반이나 지주의 자제로 태어나면 양반, 지주로 살았고, 머슴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면 평생 머슴으로 살았다. 전쟁이 나면 끌려가 싸우다 죽고, 흉년이 들면 굶어 죽고, 역병이 나면 병에 걸려 죽었다. 신분의 하강이동만 존재했으며, 상승이동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일을 시작하는 젊은이들 앞에는 과거에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선택의 기회가 놓여 있다. 할아버지 시절에 비교하여 두 배 이상 오래 살고, 세 배 이상 오래 일할 것이고, 처음 시작한 직장에서 은퇴하는 일은 선택을 거부한 사람에게나 일어나는 아주 드문 일이 될 것이다.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삶이 더 극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정작 그 한가운데 사는 사람들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선택을 하지 않거나, 주저하면서 수동적인 삶을 산다. 선택은 판단의 결과이고, 판단은 의식적 사고의 결론으로 신피질의 몫이고, 감정의 보정도 신피질의 영역이라면 신피질의 의도적, 의식적 선택으로 세 번째 부류를 두 번째 부류로, 두 번째 부류를 첫 번째 부류로 신분의 상승이동이 가능하고, 이 글의 목적은 그것을 돕는 것이다.

선택
이런 세상에서 한 사람의 운명은 주어진 환경에서 그 사람이 평생 내린 선택의 결과이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 운명을 바꿀 선택을 위한 중요한 판단을 어떻게 내리는가?

판단이 우리의 운명, 우리의 행, 불행을 정하는 중차대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판단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거나, 연습한적이 없다. 지식을 쌓는 궁극적인 목표가 환경에서 현명한 판단에 의하여 성공가능성이 높은 선택을 하는 것일 진데, 평생 어렵게 공부하여 엄청난 지식을 쌓고도 현명한 선택을 하지 못해 더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삶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공확률이 놓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연습을 하기 위하여 뇌가 어떻게 사고하고, 판단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뇌의 사고기능
과거사람들은 판단은 차가운 머리에서 나오는 이성적 사고와 따스한 가슴에서 나오는 감성적 사고가 서로 타협해서 나온다고 믿었다. 그러다가 Rodger Sperry가 1981년 양 뇌설로 노벨상을 받으면서 이성적 좌뇌와 감정적 우뇌론이 대세를 이루다가, 2000년 Eric Kandall의 모자이크 뇌 이론이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양 뇌설이 부정되었으나, 10 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판단은 이성과 감정의 갈등과 타협에서 이루어진다고 믿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편 심리학에서는 일찍부터 머리 속에서 두 가지 체계로 사고가 이루어지며 그것을 시스템 I, 시스템 II로 표현하였으나, 의식은 주관적인 현상이므로 증명이 어려워 과학의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최근 심리학자로서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하고,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Daniel Kahneman이 그의 저서 Thinking Fast & Slow에서 인간이 비합리적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휴리스틱과 편향(Bias) 등을 포함한 여러 현상들을 시스템 I으로 설명하면서 의식, 무의식적 사고에 관심이 몰리고, 판단의 새로운 근거로 떠오르고 있다.

판단 - 자동, 수동사고
수많은 신호가 오감을 자극해서 뇌의 측두엽 신피질의 감각영역으로 들어와 그 아래에 위치한 해마에서 분리 처리된다. 별 중요하지 않은 대부분의 신호들은 버려지고, 행동이 요구되는 신호는 그 신호와 가장 가까웠던 경험의 기억을 떠올려 직관적으로 기억 속의 행위로 반응한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시스템 I,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다니엘 카네만은 빠른 사고(Fast Thinking), 이 글에서는 자동사고라고 한다.

처음 겪는 일로 참고할 만한 비슷한 기억이 없거나, 비슷한 기억이 없거나, 평소에 호기심이 많았던 관심분야, 감정을 자극하는 신호, 계산이 필요한 경우 또는 의도적으로 의식적 사고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 한하여 사고를 관장하는 전전두피질로 신호를 보내 의식을 깨워 사고를 하게 된다. 시스템 II, 늦은 사고(Slow Thinking), 수동사고라 한다.  

자동사고
무의식 또는 잠재의식을 이용한 직관적, 자동사고는 계산을 하지 않는다. 같거나, 비슷한 과거 기억을 끄집어내어 반응할 따름이다. 날라오는 공을 받는 과정을 예로 들어보자. 로봇이 날라오는 공을 받으려면 공의 궤도를 예측하기 위하여 복잡한 물리계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간은 날라오는 공을 보는 순간 공의 종류, 질량, 스피드를 알고 피할 것인지, 받을 것인지 판단한다. 너무 빨라 맞을 것 같으면 아픔을 기억하는 감정이 몸을 피하거나, 받을 수 있을 것 같으면 과거에 비슷한 종류의 공을 받았던 기억과 습관대로 쉽게 손을 뻗어 공을 받게 한다.  
사실 인류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원시수렵시대에 대부분의 외부신호는 비상신호로, 바로 반응하여 피해야지 그 신호를 분석하여 선택적으로 대처했다면 오늘까지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다. 짐승은 전전두피질의 도움 없이 포유류의 뇌, 변연계로도 잘 생존할 수 있었다.

직관적 사고란 뇌 속에 있는 본능, 감정, 경험과 지식의 기억들이 서로 동조(Synchronize)하는 과정으로 신피질이 생기기 이전부터 수백, 수천 만년의 진화를 통하여 최적화, 자동화 되어있다. 의식이 기억하지 못하는 장기기억까지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부모에게 물려받은 감정까지 이용하여 느낌으로 사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오묘한 기능을 규명하는 것이 뇌 과학에서도 가장 어려운 과제 중에 하나다.

직관적 사고는 최적의 사고 프로세스로 자동으로 모든 판단에 관여한다. 사람특성과 습관, 환경, 직업에 따라 다르지만 70~90%의 사고가 자동으로 이루어 진다고 한다. 그 직관에 따라 느끼고, 사고하고, 행동하므로 그 직관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고, 나의 Identity다. 그 직관이 그 시대환경에서 경쟁력이 있으면 그 사람은 성공할 수 밖에 없고 그렇지 못하면 고단한 삶을 살게 된다. 자신의 직관력이 경쟁력이 없어도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을 좋아한다. 좋아서 그런 판단을 선택한 것이니 당연하다. 후에 결과가 나쁘게 나와도 외부환경 탓으로 돌리고 자신에게는 너그러우니, 잠재의식이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자만은 자신을 나태하게 만들지만, 한편 자기 만족 없이 행복을 느끼기 어렵다.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다.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이 있게 마련이다. 

수동사고
직관적 사고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효율을 강조하다 보니 세심한 부분을 간과하는 단점이 있다. 자동카메라는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아도 셔터만 누르면 괜찮은 사진을 얻을 수 있지만, 특수환경에서 특별한 표현을 하고 싶거나, 좋은 질의 영상을 얻으려면 자동카메라로는 한계가 있다. 이때는 수동카메라를 이용하여 수동으로 촬영조건을 바꾸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자동사고도 이와 같다. 대부분의 경우 최적화 되어있는 직관으로 괜찮은 판단을 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와 같은 인공적 환경은 사람들에게 특수환경으로, 과거의 일반환경에 맞추어져 있는 자동모드로, 직관적 사고에 의존하면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고 결국 경쟁력을 잃게 된다.
직관적 사고는 일상에서 요구되는 수많은 판단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해 주는 엄청난 장점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다른 결론을 내리기 힘들기 때문에 급변하는 환경에서 변화에 약할 수 밖에 없는 치명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특수환경에서 과거 또는 일반환경과 다른 결론을 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전전두피질에서 의식적 사고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요소들을 찾아 수동으로 그 조건을 다시 맞추어야 가능하다.
아인슈타인은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을 기대하는 사람을 정신병자라고 했다.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 바로 직관에 의존한 판단의 결과로 아인슈타인 눈에는 직관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신병자로 보였는지도 모른다. 그는 누구보다 수동사고를 많이 한 사람으로 이지만 엄청난 양의 수동사고로 인하여 잠재의식이 훈련되어 후에 직관적으로 사고해도 경쟁력 있는 판단이 된다.

우주 최고의 작품이랄 수 있는 인간의 뇌 중에서도 가장 엄청난 능력을 지니고 있는 부분이 신피질의 전전두피질로 논리적, 분석적 사고가 이곳에서 이루어지면서 오늘날의 과학발전을 이룰 수 있게 되었고, 인간이 더 도덕적으로 바뀌었다. 직관적, 자동사고가 본능, 감정, 경험과 지식 등,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을 총 동원하여 판단을 한다면, 의식적, 수동사고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외부지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자동사고는 반드시 논리적일 필요가 없는데 비하여, 수동사고는 객관적, 논리적이 될 확률이 높다.

그런 능력에도 불구하고 신피질은 결정적 약점을 지니고 있다. 불과 이백 만년 전에 생겨 충분히 진화되지 못했기 때문인지 아직 불안정하고, 사용도 쉽지 않고, 에너지도 많이 소비한다. 몸무게의 2%를 차지하는 뇌가 약 25%의 에너지를 잡아먹으니 어려운 때를 대비하여 항상 에너지 아끼려는 생존본능이 고도의 사고를 막는 것은 당연하다. 조금만 머리를 쓰면, 골치가 아프고, 졸음이 온다. 복잡한 기능만큼, 적절한 사용도 그만큼 어려운데 자주 사용해 보지도 못했으니 모처럼 특수환경에서 전전두피질을 사용해 보려고 마음먹고 고도의 사고를 시도해도,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동모드로 돌아가 직관에 의존하고 있는 자신을 본다.
카메라로 따지면 전전두피질은 최고급 수동카메라이나 귀찮아서 자동모드만 주로 사용한 것과 같다. 간혹 특수상황에서 수동으로 찍고 싶어도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서툴러서 조건을 잘못 맞추면 자동보다 못한 결과를 얻을 수 밖에 없으니 다시 자동모드로 돌아간다. 자동모드는 최고급 수동카메라를 똑딱이 카메라로 이용하는 것과 같다.

판단의 실상
그래서 그런지 평생 공부하여 과학적, 분석적, 논리적 사고를 배웠는데 평소에는 물론, 분석적 사고가 반듯이 필요한 상업업무 등 특수환경에서조차 그것을 사용하지 않고, 직관적 자동사고에 의존한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의식적, 분석적 그리고 감정이 배제된 판단을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각 부분의 전문가도 의사결정을 하는데 꼭 필요한 주변사실들조차 보지 못한다. 인간의 눈은 별로 정밀하지 못하다. 망막 앞에 시신경이 배열되어 있고, 그 신경다발이 안구 밖으로 빠져나가는 Blind Spot에는 상도 맺히지 않는다. 볼록한 수정체를 통하여 망막에 맺히는 상은 당연히 거꾸로다. 그럼에도 우리가 맑고, 전체적 상을 느끼는 것은 뇌가 경험에 의하여 적절히 보완, 수정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사실 허상이다. 넘쳐나는 정보홍수로 뇌는 고도의 선택기능이 작동시킨다. 직관이 보고 싶은 것 그리고 아는 것만 선택해서 보고 나머지는 보지 않기 때문에 상업업무 같은 특수상황에서 보고 싶은 것과 아는 것만 보고 중요 결정을 내린다. 인간이 얼마나 직관적으로 사고하는 지 증명하는 실험들이 행동경제학 서적에 넘쳐난다. 우주 최고의 작품인 신피질을 거의 사용하지 않거나, 못한다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자원을 쓰지 않고 머리에 이고 다닌 것이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되고, 존엄한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신피질의 덕이고, 나아가 선택의 사회인 미래에는 각자의 신피질의 능력이 각자의 운명을 정한다. 수렵시대는 씨족중심의 사회로 사냥에 필요한 근육이 그 사회의 질서를 정했다면, 농경시대는 부락중심사회로 근면하게 키운 경작지가 엘리트를 만들었고, 산업사회는 직업중심으로 관계가 이루어졌고 업의 전문성, 후에는 자본이 계급을 만들었다. 앞으로는 비슷한 지식, 관심중심으로 관계가 형성되고, 사고능력, 신피질의 능력에 따라 사회가 재편된다. 

좋은 판단의 높은 질의 신피질에서 나올 확률이 높고, 신피질의 질은 그 사용양과 타고 난 질에 비례한다. 양은 의식적 사고를 얼마나 많이 했는가에 달려있고, 질은 DNA로부터 얻은 선천적 능력과 후천적 훈련, 사용요령에 달려있다. 선천적 지적 능력에 차이가 있겠으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 차이가 몇 십%를 넘기 힘들기 때문이다. IQ Teat차이도 몇 십%정도 아닌가? 그리고 타고난 천재들이 모두 천재로 키워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피질 사용량은 개인별로 몇 십 배 아니 몇 백 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으므로 신피질의 능력은 후천적으로 그 능력을 얼마나 개발하고, 실제 많이 사용하는 가에 달려있다. 그러나 주로 직관에 의존하는 우리 일반인들은 변연계와 약간의 기억만으로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신피질의 기본 능력조차 거의 쓰지 못했다고 볼 때, 이제라도 신피질의 적절한 사용방법을 알고, 연습하여 실제 삶과 일에서 의식적 수동 사고를 통하여 신피질을 더 자주, 더 많이 사용하여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의 변화를 준비하였으면 한다

 

김 해동

신피질의 적절한 사용방법은 『판단』 원본에 자세히 소개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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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심리와 의사결정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21세기의 Frederick Taylor를 기다리며 김해동 2976 2016.04.13 07:03
21 얕은생각, 깊은생각 김해동 1071 2017.11.28 16:26
20 변화를 거부하는 직관 김해동 1147 2017.11.28 16:23
19 의사결정의 함정 김해동 1278 2017.09.16 20:10
18 집중과 선택의 시대에 과잉행동장애(ADHD) 김해동 813 2017.09.16 20:06
17 판단 자가진단법 김해동 775 2017.09.16 19:51
16 전략적 문제해결과정 김해동 623 2017.09.16 19:40
15 사고 5단계 수준 김해동 710 2017.09.16 19:39
14 무너지는 상식 김해동 1724 2017.01.03 22:53
13 미래의 지식인 – 극동 아시아인 사진 첨부파일 김해동 2161 2016.05.27 16:32
12 인류최초의 지식근로자 - 독일계 유태인 (Ashkenazi Jews) 첨부파일 김해동 2015 2016.05.27 16:23
11 이타적 관계, 이기적 유전자 출간 40주년을 기념하며, 김해동 1598 2016.02.03 18:04
10 천재는 타고나는가, 만들어 지는가? 김해동 1994 2015.11.09 15:50
>> 『판단』 요약 김해동 2134 2015.05.11 13:18
8 뇌의 진화 김해동 2800 2013.05.22 12:02
7 경영 심리학 김해동 2169 2013.05.22 11:58
6 동서양의 사고의 차이 김해동 3240 2013.05.22 11:43
5 묵,찌,빠 - Decision Making Process 김해동 2429 2012.11.16 15:10
4 Solbridge 강의 사진 첨부파일 김해동 2745 2012.10.08 17:45
3 하롱베이 김해동 1941 2012.11.16 15:06
2 Enjoy your imagination! 김해동 1959 2012.10.09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