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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는 타고나는가, 만들어 지는가?

김해동 | 2015.11.09 15:50 | 조회 1993

유전자는 과거에 막연히 추측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그 감쳐진 실체가 유감없이 드러나고 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만큼은 자유의지에 따라 삶을 개척해 나간다고 믿고 싶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유전자의 설계대로 살다가 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라는 명언으로, 노력하면 우리 같이 모자란 사람들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던 에디슨조차 후에 1%의 영감이 없으면 99%의 노력도 소용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글이었는데 기자들이 노력에 중점을 둔 글로 둔갑시켰다고 증언하면서 유전자 쪽에 무게를 더했다. (에디슨의 증언 27, 직관)

 

이번에도 에디슨이 옳았다.

각 분야에서 드물게 보는 최고 천재전문가(Expert)들은 타고나는가, 만들어지는가? 하는 오래된 논쟁에서, 적어도 심리학, 뇌 신경과학계에서는 타고난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다만 교육계를 포함한 사회전반에 미칠 파장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학계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밖에 없다. 완벽하지 않은 실험증거를 제시하며 이런 주장을 펼쳤다가는 집중포화는 물론 매장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위험을 무릅쓰는 용감한 학자들이 있다. Brooke Macnamara 교수와 Zach Hambrick 교수가 2014년에 발표한 연습과 성과’ Meta 분석에 의하면, 전문가가 되기 위하여 연습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게임은 26%, 음악은 21%, 체육은 18%, 놀랍게도 교육은 불과 4%, 전문직종은 1% 미만으로 아주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누구나 잘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 이를 위한 높은 교육열이 이 사회를 지탱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를 입에 달고 세상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하고, 일하며 살아온 한국인이다. 이제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이니 노력해도 소용없다고 한다면 평생을 노력하며 살았고, 그렇게 자녀들과 후배들을 가르쳐온 사람들의 가치관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이 사회는 큰 혼란에 빠질 것이 틀림없다. 한술 더 떠서, 후천적 노력조차 유전자로부터 물려받은 기질에 의해 정해진다면, 허탈을 넘어 무기력상태에 빠질 것이다. 인내력, 규율 순응도, 만족지연능력 등의 인자를 높게 타고난 사람이 참을성이 약한 사람보다 노력을 더 할 것이 틀림없다면 후천적으로 상황을 반전시킬 방법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모든 것을 운명 탓으로 돌리고, 그대로 포기하는 것은 성급한 결정이다. 순탄하게 성공하는 타고난 천재들이 많지만, 전혀 노력하지 않고 성공하는 천재는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운명론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Macnamara, Hambrick 교수의 분석결과를 다른 관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첫째, 과거에 전문가가 되기 위한 경쟁이 약하여, 노력의 강도가 약했을 때는 연습 양이 남들보다 월등히 늘릴 수 있어, 상대적 변별력을 가질 수 있었겠으나, 지금처럼 누구나 노력하는 초 경쟁(Hyper Competition)사회에서 양적 노력만으로 남들을 뛰어넘는 전문가로 성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LPGA 경쟁이 좋은 예다. 과거에는 연습벌레가 우승할 수 있었다. 인생을 걸고 임계한계를 넘는 연습을 하는 한국낭자들이 LPGA를 점령한 지금, 연습은 기본조건에 지나지 않고, 그 위에 타고난 그 무엇이 있어야 우승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연구결과를 연습도 필요 없어 천재가 된다는 것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둘째, 반복, 숙달이 필요한 게임, 음악, 운동분야에서는 연습의 영향력이 그나마 높게 작용하나, 지능을 이용한 전술, 전략이 요구되는 학습, 전문분야에서는 거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반복, 숙달에 중점을 둔 지금까지의 물리적, 양적 연습방법이 전문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제 산업사회의 열심히 일하는(Working hard) 시대를 지나, 지식사회의 깊이 생각하는(Thinking deep) 시대가 도래했다. 지식 패러다임의 학습, 전문분야에서 양적 연습이 성과에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 당연하다. 산업사회가 시작되고도 한참 동안 산업 노동자들의 작업형태는 농경사회의 것을 그대로 답습했다. 19세기말 효율의 신으로 추앙 받는 Frederick Taylor가 과학적 관리(Scientific Management)로 작업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면서, 생산성이 크게 오르고, 산업사회가 활짝 필 수 있었다. 지식사회에서 살고 있으나 우리의 생각, 사고체계는 과거와 달라진 것이 없다. 다만 생각이 출중한 몇몇 사람들이 아이디어만으로 세상을 바꾸어 가는 것을 경의적으로 바라보며 바뀐 세상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애쓸 뿐이다. 21세기 Taylor 같은 사람이 다시 나타나 현재까지의 사고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면, 그때부터 지식사회가 꽃피지 않을까?

 

19세기 산업사회 Taylor가 인간의 체력, 행위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작업에 적용시켜 과학적 관리방법을 체계화 했다면, 21세기 지식사회 Taylor는 지식의 주체인 뇌 과학,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학에서 그 해결책을 찾을 것이고, 가장 먼저 자신의 생각, 사고과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 Meta cognition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자동차를 잘 운전하려면 자동차의 구조와 각 부분의 기능을 알아야 하듯이, 생각을 잘하려면 뇌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야 하고, 사고과정을 이해해야 더 효율적으로 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탁월한 성과를 이루는 사람들을 면밀하게 관찰해본 결과 이들이 공통적으로 Meta cognition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Meta cognition과 성과와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고, 어떻게 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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