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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Frederick Taylor를 기다리며

김해동 | 2016.04.13 07:03 | 조회 2975
맨손으로는 목공 일을 하기 어렵고, 뇌로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 – 달봄

타고난 지능은 높일 없지만, 사고, 판단의 질은 높일 있지 않을까?

초기 산업사회에서는 성과가 작업의 질과 양에서 나왔으니 힘과 체력을 타고난 사람들만 성공했을까? Frederick Taylor 개인의 힘과 체력을 늘리지 않고, 오히려 체력의 한계를 알고, 행동형태를 이해함으로써, 이를 작업과정에 적용시켜 작업의 효율을 극대화시켰다. 그로 인하여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노동자의 삶이 윤택해지고, 산업사회가 꽃을 피우게 되었다. 머리로 승부하는 현대 지식사회에서는 사고, 판단의 질이 성과를 만드니 높은 지능을 타고난 사람들만 성공할까? 마찬가지로 뇌의 한계와 사고체계를 이해하여 사고, 판단과정에 적용하면 사고의 질이 높아지고, 비로소 지식창조사회가 활짝 열리지 않을까?

 Taylor 시계를 들고 인간의 행동형태를 분석하여 작업의 효율을 높였다면, 이제 발전된 인지과학과 심리학을 이용하여 사고체계를 분석하여 판단의 질을 높일 있지 않을까?

 자율주행 자동차가 현실화된다. 2004년에 열린 DARPA Grand Challenge, 240Km 자율 주행하는 경기에서 카네기 멜론대학의 Red팀의 로봇 차가 11.78km만에 전복된 실력으로 당당히 우승했다. 2012 구글의 무인자동차 플릿(Fleet) 공공도로에서 30 마일 이상 무사고로 달렸다. 8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자동차 지능이 갑자기 높아진 것이 아니다. 동안 GPS기술을 이용한 Navigation기술이 발전하고, 가야 도로와 주위의 다른 차들을 인식하게 덕이다. 만약 생각 Navigator 있어, 지도에서 나의 생각이 어디에서 출발해서, 어디를 지나고, 어디에서 막히고, 어디를 넘어가서, 결국 도달할 곳이 어디인지 있다면, 시도 때도 없이 불쑥 불쑥 튀어나왔다가, 사라지는 생각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있을 것이다. 목숨을 영위하고, 환경에 반응하며 그때마다 희로애락하며 살아온 외에 무릎을 칠만한 아이디어를 내어 기억조차 없는 나의 뇌를 , 만가지 단상 가지 생각만이라도 관리할 있다면, 지능을 높이지 않아도 사고의 질이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생각지도를 만들려면, 사고체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동안 수많은 가설과 부정이 반복되면서 점차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지만, 옛날사람들은 가슴에서 따스한 감정이, 머리에서 차가운 이성이 나온다고 믿었다.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통하여 사람의 이성과 감정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킨 소설 『지킬과 하이드』가 1886 출간된 것을 보면 이미 당시 감정과 이성이 판단의 근간이라고 믿은 것이 틀림없다. 이러한 믿음은 Rodger Sperry 1981양뇌설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이성적 좌뇌와 감정적 우뇌가 조화를 이루어 판단한다는 설이 진리로 굳어진다. 그러나 2000 Eric Kandall 뇌보다 훨씬 많은 부위들이 각각 다른 사고에 관여하고 있다는모자이크 이론으로 노벨상을 수상하면서 양뇌설이 부정되었으나, 15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판단은 이성과 감정의 대립과 타협의 산물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한편 오래 전에 William James 인간은 가지 다른 체계로 사고한다는 Dual Process Theory 가설을 내놓았으나, 의식이 과학의 영역에서 설명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심리학자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Daniel Kahneman 그의 연구를 집대성한 Thinking Fast and Slow 2011 발간하면서 가설이 다시 주목 받기 시작했다. 무의식 중에 감정에 의하여 반응하는, 심리학에서 시스템 1으로 불리는 직관적 빠른 사고와 의식을 깨워 추론에 의하여 고도의 사고를 하는, 시스템 2 불리는 의식적 늦은 사고가 그것이다. 시스템 1 인류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수렵시대에 빠르게 반응해야 살아남는 야생에 최적화되도록 진화해온 사고체계로, 유전자를 통해 받은 본능, 조상의 경험과 그때까지 살아온 환경에서의 직간접 경험들이 기억으로 변연계(Limbic system) 녹아있다가 모든 요소들이 순간적으로 동조(Synchronize)하여 의견을 형성하고, 이것이 직관적으로 생각과 행위를 제어한다. 자동사고로 칭해질 만큼 효율적이고, 빠르게 판단하는 강점 이면에, 이미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근거하므로 과거를 뛰어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한편 시스템 II 이백 만년 전에 생겨 유독 인간의 뇌에서만 크게 자란, 인간의 뇌로 불리는 신피질(Neo Cortex) 작용으로 추론을 있게 되어, 기억된 지식들로부터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얻어 날지도, 빨리 뛰지도 못하는, 생물학적으로 약할 밖에 없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있도록 만든 사고체계다. 덕에 인간이 눈부신 과학발전을 이루어 지구에서 영광스러운 삶을 영위하는 한편, 더욱 도덕적으로 성숙할 있었다.

 알파고가 인간의 사고체계인 Dual Process 인공신경망을 디자인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알파고 정책망은 최대 19x19가지의 대안 , 바둑대가들의 기보에서 배우고, 기계학습으로 축적한 방대한 지식을 근거로 학률 높은 대안을 먼저 선택한다. 가치망은 선택된 각각의 대안의 미래승률을 계산하여 최적의 수를 찾는다. 딥블루가 제퍼디 대결에서 2 개의 경우의 수를 계산했다면, 알파고는 무엇보다 복잡한 바둑에서 정책망이 미리 선택해 대안들의 승률만 계산하게 되어, 10만개의 경우의 수로 계산을 줄일 있었다. 현재 컴퓨터 연산능력으로 10만개 계산은 충분히 소화하여 승리확률이 높은 수를 찾을 있다. 시스템 1 기억된 경험들을 이용하여 직관적으로 선택대안을 찾고, 시스템 2에서 대안을 모의실험으로 미래를 예측하여 최종선택을 하는 인간의 선택과정과 일치하나, 인간은 시스템 2 사용이 서툴러, 시스템 1 처리하는 것의 0.001% 100바이트 미만밖에 일을 시키지 못하는 결정적 한계가 있다.

  억년 동안 진화하여 안정된 변연계에 비하여, 불과 이백만 년밖에 진화하지 못한 신피질은 아직 안정되지 못했고, 에너지 소비도 높아, 어려운 때를 대비하여 에너지효율이 낮은 뇌의 작동을 막는다는 진화론적 설명도 있지만, 수동으로 시스템 2 전환하지 않는 이상, 사고는 항상 자동모드로 시스템 1으로 이루어지고, 의식을 다잡고 시스템 2 전환해도 금방 피곤해 지고, 골치가 아프고, 산만해져 오래 의식을 붙잡고 있기 어렵다. 복잡한 문제에 오랫동안 집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그나마 많이 사용해보지 않아서 그런지 억지로 의식을 깨워도 논리적 추론에 익숙하지 못해 성공확률이 높은 최적의 대안을 선택하지 못한다. 비즈니스에서 조차 중요한 일을 의식을 깨고, 심각하게 숙고하여 결정한다고 믿고 싶지만, 대부분의 판단은 무의식 중에 감정에 의한 직관적 반응으로 이루어진다.

 과거, 환경변화가 거의 없거나, 천천히 이루어질 때는 기존지식을 근거로 판단하고, 과거경험에 의해 반응하면 되었다. 선비들이 역사 속의 현자들이 어떤 현명한 판단을 내렸는지 학습하여 그대로 따라 하도록 노력한 이유다. 환경이 급속하게 변할 때는 과거경험과 지식이 새로운 변화에 관성으로 작용한다. 시스템 1 근거가 되는 감정이 지난 과거가치에 머물러 있으면, 판단은 과거관념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성공확률이 높은 선택을 없으니 결국 경쟁력이 떨어진다. 실패가 거듭되면 괴롭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고민한다. 고민하면 의식이 깨어 시스템 2 작동하지만 자기자신에게 충직한 뇌는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실패요인을 나의 판단영역 밖에서 찾는다. 경기가 나빴다, 운이 나빴다 문제를 외부요인으로 돌리면 자신은 고칠 것이 없으니 고민 없이 걱정만 하니 의식이 나설 일도 없다. 의식을 깨워 이전의 나의 잘못된 판단, 행위가 실패의 원인이란 것을 인정하고, 상황이 바뀐 것을 인지하여 성공확률이 높은 판단을 다시 한다. 새로운 판단으로 성공을 하게 되면 이것이 좋은 경험으로 기억되어, 변연계 속에 자리한 감정요소를 바꾼다. 최근의 기억일수록 감정요소에 강하게 작용하여, 이후 판단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시스템 2 시스템 1 영향을 벗어나기 어렵지만, 시스템 1 시스템 2 영향을 받아 감정요소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바뀐다. 이렇게 시스템 1 2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오랫동안 함께 협업하면서, 변연계와 신피질의 역할과 기능이 섞이어 변연계가 시스템 1, 신피질이 시스템 2 사고를 관장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과학측면에서 적절치 않다. 단지 무의식, 의식적 사고를 쉽게 이해하기 위하여 편의적으로 나누어 설명했다고 양해하기 바란다. 결국 과거에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그러나 목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한 새로운 환경에 살게 될수록 시스템 1 자동사고의 역할이 작아지고, 수동으로 더욱 자주 의식을 깨워 새로운 환경을 다시 입력시키고, 상황에 맞는 사고를 해야 판단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중요한 사안을 판단하는데 따라 사람들을 가지 부류로 나눌 있다. 첫째, 자기 의견이 없는 사람들이다. 어린이나 늙은 노인이 아니라면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이란 소리를 들을 하다. 시스템 1 제대로 사용하지 한다고 없다. 둘째, 의견이 있으나, 의견을 가지게 되었는지, 의견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하거나, 설명해도 논리가 없다. 시스템 2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학습이 부족한 사람들이다. 셋째, 의견이 떠오르면 의견을 받쳐주는 사실과 논리만 찾아 의견을 합리화한다. 시스템 2 변명이나, 정당화 도구로 사용한다. 고집 많은 우리 대부분의 지식인이 부류에 속한다. 넷째, 이상의 의견을 내고, 의견들을 논리적으로 추론하여 성공확률이 가장 높은 의견을 선택한다. 시스템 2 이용하여 의견을 모의실험(Simulation) 통하여 검증하는 알파고와 같은 판단과정을 따르는 전략적 사람들이다.

로또에 당첨되거나, 뒷걸음 치다가 대박을 쳐서 돈을 있지만, 인생이나 비즈니스가 끝없이 계속되는 결승점 없는 마라톤이라면, 지식창조사회에서 번째보다는 번째, 번째보다는 번째 부류가 성공확률이 높으리라고 쉽게 생각할 있다. 결국 누가 시스템 2 많이, 쓰느냐에 따라, 사람의 판단의 질과 경쟁력이 높아진다.

 어떻게 하면 시스템 2, 의식적 사고를 많이 그리고 잘할 있을까? 시스템 Thinking, 디자인 Thinking, 창의적 사고 의식적 사고를 잘하도록 가르치는 프로그램은 수없이 많다. 따지고 보면 학교공부의 목적도 논리적 사고능력을 기르는 것이고, 가설을 세우고, 이를 증명하는 연구방법론도 시스템 2 사고체계를 가르치는 학문이다. 단지 학계에서는 인간이 쉽게 시스템 2 작동시켜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동물이라는 전제하에 프로그램을 준비하였으나, 심리학에서 보는 인간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고, 시스템 2 거의 사용하지 않는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가르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입시전쟁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시간 공부에 전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감정적인 사고를 하는 것을 , 시스템 2 사용을 활성화하지 않는 외우기 위주의 공부는 생각의 질을 높여 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있다. 아이디어의 양이 많아지면, 질도 높아진다는 캘리포니아대학 심리학과 시먼턴 교수의 주장은 시스템 2 사고의 양이 많아져야 사고의 질이 높아진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것이다. 하기야 시스템 2 작동하지 않으면 아이디어가 나올 없다.

 시스템 2 양을 키우려면 의도적으로 의식을 깨우고, 의식이 계속 머물러 있어야 한다. 현대심리학에서 최근 관심 받는 이론으로 메타인지(Meta cognition) 있다. 자기생각을 자신이 인지하여 주관적일 있는 자신의 사고를 객관화하는 능력으로, 학생들의 경우 지능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25% 정도라면, 메타인지력은 40% 높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타고난 지능과 달리, 메타인지력은 훈련에 의하여 높아질 있어 교육계가 주목하고 있다. 학습이 이상 교육계의 전유물이 아니고, 기업의 핵심역량을 만드는 전략적 수단이라면 메타인지를 기업에서 적용하여 직원들 판단의 질을 높여 성과를 극대화 있다.

 메타인지력이 높은 사람들을 위의 분류기준으로 보면 다섯 번째 부류라 칭할 하다. 넷째 단계의 사고과정을 자신이 의식적으로 바라보고, 끊임없이 검증하고, 객관화하는 사람들로, 존경 받는 학자, 성공한 분야 리더들이 이런 사람들이다. 불교의 해탈에 가까운 경지가 아닐까? 메타인지의 효과는 증명되었고, 연습에 의하여 능력이 향상될 있다는 것도 알려졌으나,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보단계다. 자기 마음을 바라보라는 불교의 마음챙김(Mindfulness, Sati, )에서 무언가 배울 것이 있겠으나, 해탈을 위한 고행은 2000 년이 지난 오늘에도 전혀 쉬워지지 않아 일반인들이 쉽게 택할 있는 연습방법이 아니다
가지 다른 사고체계(Dual Process Theory) 대하여 무리할 만큼 자세히 설명한 이유가 있다
. 자신의 사고과정을 바라보지 않으면 의식적 사고가 카네기 멜론 Red팀의 로봇 차처럼 금방 전복되고 바로 무의식상태로 들어간다. 사고체계를 이해한다면 자신의 의견이 시스템 1에서 나온 것인지, 2에서 나온 것인지 추정할 있다. 추정하는 순간 시스템 2 이미 작동했다. 메타인지를 의식을 깨우는 스위치로 사용하는 것이다. 의견이 시스템 1, 빠른 사고에서 나온 것을 인정한다면 (모든 의견이 시스템 1에서 나왔다고 믿으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의견을 시스템 2, 늦은 사고로 다시 재연하고, 검증할 있다. 검증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에 영향을 모든 기억요소들을 막연하게나마 연상할 있고, 요소들이 적절하게 적용되었는지 외부지식까지 동원하여 확인할 있다.

 의식이 켜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1 계속 감정적인 영향력을 고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정이 실린 의사결정은 무조건 24시간 기다린 반응하도록 자신과 약속을 하여 지킨다면 효과가 기대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바로 느낄 있다. 시스템 2 1 억제하는 경험을 여러 번하면 시스템 1 시스템 2 눈치를 보기 시작하여, 시스템 2 의해 당연히 걸러질 감정적 의견을 자재하게 된다. 시스템 2 힘을 얻으면 시스템 1 근거인 감정요소를 끄집어내 다가올 미래 환경에 적합하게 갱신한다. 본시 감정이 원하는 대로 하면 즐겁다. 그러나 그것이 주위를 불편하게 만들면 어떤 형태의 제재가 있어 감정을 억제해야 하니 즐거움을 지속시키기 어렵다. 한편 감정요소가 미래지향적이면 감정이 시키는 대로 해도 주변에 도움이 되고, 오래 즐길 있으니 그것이 바로 행복이고, 성공은 그냥 따라오는 보너스 같은 것이 된다. 공자의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뜻대로 행하여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경지를 70세까지 기다릴 없이 바로 즐길 있을 것이다.

21세기의 Frederick Taylor 기다리며

2016. 3. 김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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