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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거부하는 직관

김해동 | 2017.11.28 16:23 | 조회 614

세상이 바꿔 인류가 오늘의 문명에서 영광스러운 삶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진화로 인한 변화 덕분이다. 세포분열로 암수의 인자가 새끼에게 유전되는 과정에서 가끔 돌연변이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 돌연변이는 대부분 장애로 적응이 어려워 자연에서 도태되는데, 오만 번에 한번 꼴로 환경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돌연변이가 나와 자연에서 경쟁력을 가져 당대는 물론 그 강한 인자를 물려받은 후손까지 번창하게 된다. 기린의 조상 중 목이 긴 돌연변이가 태어났는데 흉년이 들어 모두 굶어 죽어가는데, 높이 달린 열매를 따먹을 수 있는 돌연변이는 튼튼하게 살아남을 수 있었고, 그 인자를 물려받은 후손기린들만 살아남아 오늘날 기린은 모두 목이 길다. 무섭도록 냉혹한 자연선택이지만 이 선택이 없었으면 우성도 열성도 평화롭게 공존하여 진화가 성립되지 않으니 어떤 변화도, 발전도 없다.


발전은 변화가 전재되고, 변화는 희생을 동반한다.


인체에서 가장 신비로운 부위가 뇌고, 뇌 중에서도 기장 경이로운 기능을 가진 부위가 구 뇌로 불리는 변연계다. 희로애락의 감정을 다스리며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삶을 관장하여 표유류의 뇌로도 불린다. 직간접 경험들이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다가 어떤 상황에서 자극을 받으면 과거 비슷한 경험을 순식간에 끄집어 내어 반응한다. 그 직관 덕분에 위험을 적절하게 피하며 지금까지 자연에서 생존 할 수 있었다. 그 사고과정은 아직까지 과학적 해석이 불가능할 정도로 경이롭지만, 한가지 결정적 하자가 있다. 과거 경험을 따르다 보니 과거를 뛰어넘어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없어 변화를 유도하지 못한다. 포유동물들이 수 백만 년을 진화해 왔음에도 거의 변화가 없는 이유이다.


한편 이백만 년 전에 돌연변이로 뇌 부위를 덮는 신피질이 생겼는데 유독 인간의 뇌에서만 크게 자라나 인간의 뇌로 불리는 이 부위는 복잡한 계산을 하고, 과거경험에서 유추해 경험하지 못한 것까지 상상하는 기능을 가졌다. 그 덕에 논리를 만들어 이해하게 되었는데, 논리적으로 상상하는 추론 덕분에 과거와 현재를 통하여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미래 예측을 시도하게 되면 미래를 계획하고, 위험을 사전에 피하게 되면서 미래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게 된다. 그 발전으로 인하여 인간은 만년 전에 농경을 터득하게 되었고,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과학을 발전시켜 급기야 오늘날 산업4.0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이것이 모두 엄청난 슈퍼스타,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신피질 덕분이지만 그 역시 결정적 하자가 있다. 이백만 년이면 진화의 시간으로 짧은 기간으로 아직 진화가 덜된 탓인지 엄청난 에너지를 잡아먹고, 복잡한 만큼 사용이 쉽지 않다. 직관은 아무 노력 없이 잘도 뛰쳐나오는데, 신피질을 이용한 의식적 사고는 머리만 지끈지끈 아플 뿐 효율적으로 작동되지 않는다. 동물은 어려운 때를 대비하여 에너지를 아끼는 본능이 있어, 깊은 생각이나 공부가 하기 싫은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을 정도다. 억지로 의식을 끄집어 내더라도 사용방법이 어려워 다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고 우리사고는 다시 직관에게 장악 당하여 감정의 노예가 된다.


과거와 비교하여 현재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빠른 변화다. 따라서 변화가 가장 큰 화두가 되었다. 과거 변화가 없거나, 느렸을 때는 보다 많은 경험이 경쟁력이었으므로, 직관만으로 훌륭히 잘 살 수 있었지만 이제 과거 경험을 반복하면 목 짧은 기린이 되어 사라질 뿐이다. 빠른 변화에 적응하려면 우리 사고를 점령하고 있는 과거지향의 직관적 사고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의 의식적 사고를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직관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안팎의 자극에 반응하여 떠오르는 생각은 거의 모두 직관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직관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훌륭한 의견을 제시했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과거를 뛰어넘을 수 없고, 결코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의견, 그에 따른 변화를 제시하지 못한다. 진정 변화를 원한다면 직관적 사고가 아무리 마음에 들더라도 무조건 틀렸다고 가정해야 새로운 의견을 다시 찾을 수 있다. 직관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항상 가장 그럴 듯한 의견을 제시하므로, 그 직관을 생각해낸 나 자신이 그것을 틀렸다고 여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전에 직관적 의견을 무조건 부정하도록 나 자신과 약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변하기 어려운 이유는 과거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직관을 부정한다고 의식이 살아나 새로운 생각이 술술 나올 리 없다. 의식적 사고방법을 훈련해야 할 젊은 학창시절에 추론을 연습하지 않고 주입식 암기에 시간을 허비했기 때문이다. 과거경험들이 직관을 통해 나오는데, 과거경험은 그 당시 환경에서 이루어 진 것으로 그 환경이 지금과 같지 않다면 그 경험에 의한 직관은 오늘날 적절하지 못할 것이 당연하다. 그 환경으로 돌아가 환경이 어떻게 바꿨는지 일일이 확인하여 교정해야 하는데, 이런 일련의 작업은 결코 직관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반드시 의식을 켜야 한다.


사병을 고된 내무생활에서 빼내어 공관에 불러 자녀 교육을 시키면 사병에 대한 큰 배려였는데, 지금은 전형적 갑질로 사회 지탄대상이 된다. 오랫동안 직관적 사고에 의존한 고위 군 간부나 기업체 중역들은 직원관리와 갑질의 경계를 혼동한다.


서비스란 단어가 생소했던 과거에는 식당에서 손님대접은커녕 식당주인이나 종업원 눈치보기 바빴다. 정도가 지나치면 참다못해 용기를 내어 일어나 시정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주변 손님들이 박수를 치며 후련해 했다. 그 당시에 박수 받던 쾌감을 잊지 못한 젊은이는 아저씨가 된 후에도     틈만 나면 흥분하여 목소리를 높인다. 요즘 사람 됨됨이를 보려면 식당 종업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주인위주시장에서는 갑에게 대드는 것이 용기지만 손님위주시장에서는 갑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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